지난달, 저의 아버지께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평소 건강관리에 누구보다 철저한 분이셨기에 수술까지의 과정은 저희 가족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회복 중이신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전립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생겼습니다. 오늘은 전립선 관련 질병 중, 전립선비대증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과 증상, 진단은 어떻게 하는지, 치료 중에서는 약물 치료에 집중하여 포스팅하겠습니다.
전립선이란?
전립선이란 방광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요도를 반지처럼 둘러싸고 있는 섬유성, 근육성 분비샘인데요. 주요 기능은 '전립선액'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전립선액은 정자가 여성의 생식로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도와주는 매체역할을 합니다. 또한 전립선은 방광에 고인 소변을 요도로 내보내는 배뇨기관이기도 합니다. 전립선은 골반 깊숙이 위치해 있고, 바로 뒤에는 직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액: 약 60%가 정낭에서, 약 30%가 전립선에서, 나머지 5% 정도가 요도에서 생산되는 분비물로 구성됩니다. 고환에서 생산된 정자는 정관을 타고 이동해 정관 팽대부에 모여 있다가, 사정할 때 전립선액과 정낭 분비물 등에 섞여서 요도를 따라 배출됩니다.
그럼 이러한 전립선은 왜 비대해지는 걸까요? 아래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은 무엇인지, 원인과 증상 등에 대하여 알아볼 차례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의 정의와 발생원인
전립선비대증이란?
젊은 남성의 전립선은 호두알 정도의 크기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커집니다. 전립선이 너무 커지면 전립선 내부를 지나는 요도를 눌러서 각종 증상을 일으키는데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이런 전립선 비대증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전립선비대증의 원인
- 활동형 남성호르몬의 증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남성호르몬의 총량은 줄게 되는데요. 신기하게도 전립선 성장에 관련된 '활동형 남성호르몬'의 양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립선이 계속 비대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합니다.
- 노화: 나이가 들면 위에서 먼저 설명한 활동형 남성호르몬의 증가 현상이 누적될 것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부터 서서히 시작되는데요. 60대에는 남성의 약 60%, 70대에는 남성의 70%가 겪는 굉장히 흔한 질환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은 거의 모든 50대 이상의 남자가 겪는다는 것인데요. 그럼 어떤 증상을 통해 미리 알 수 있을까요?
전립선비대증의 증상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증상은 소변과 관련이 있습니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방광을 밀어내면 그만큼의 힘을 버티기 위해 방광도 힘을 쓰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힘을 쓰다가 방광의 벽은 두꺼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두꺼워지면서 탄력을 잃은 방광 벽이 문제인데요. 우리의 방광에 조금만 소변이 차도 요의가 자주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증상입니다.
-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습니다.
-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습니다.(잔뇨감)
- 소변이 나올때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힘을 주어야만 소변이 나옵니다.
-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이 참기 힘듭니다.
- 밤에 자주 깨어 소변을 봅니다.(야간빈뇨)
이런 증상을 느낀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혹은 전립선염, 전립선암까지도 의심을 해볼 수 있을 텐데요. 우리는 어떤 진단을 통해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를 결정할까요?
전립선비대증의 진단
문진
증상의 발생 시기와 중증도, 과거 병력, 약물 복용 여부, 일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받는 '외래 진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병력
병력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예전에 수술 경력이 있는지
- 요도 손상이나 요도염을 앓은 적이 있는지
- 방광암을 의심할 수 있는 '무통성 혈뇨'가 있는지
- 신경학적인 증상이 있는지
- 최근 발생한 성기능 장애여부가 있는지
-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는지 -> 콧물감기약, 암과 관련된 마약성진통제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
국제전립선증상점수는 치료 전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이는 외래 진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인데요. 그 이유는 치료 전 앞으로의 방향성, 치료 후 치료 성과를 평가,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으로 배뇨일지 작성을 할 수 있습니다.
신체검사
전립선비대증의 신체 검사는 직장을 통해 진행합니다. 전립선 바로 뒤에 직장이 있기 때문인데요. 항문을 통해 직장 내로 손가락을 넣어 보면 전립선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직장수지'라고 하는데 크기와 단단한 정도, 전립선암의 발생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
혈액검사는 크게 신장기능검사와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신장기능검사
일부 환자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나빠져 있거나 다른 신장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데요. 주로 혈중 요소질소 농도(Blood Urea Nitrogen, BUN)와 혈중 크레아틴 농도(Creatinien)의 두 가지 검사를 이용합니다.
- BUN: 요소질소(Urea Nitrogen)는 소변을 통해 배설되는 물질 중 하나로서 신장 기능이 나빠져 노폐물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하면 혈액 속에 남게 됩니다. 그러면 정상 범위 이상으로 높아진 농도에 대한 측정을 하게 되는데 이 검사가 바로 BUN 검사입니다.
- Creatinine: 요소질소와 마찬가지로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면 혈액 속 농도가 상승합니다. 주로 국가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기본 혈액검사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 수치가 1.5를 초과하면 질환을 의심합니다.
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PSA(Prostate Specific Antigen)는 주로 전립선암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전립선암은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검사할 때는 반드시 포함되는 검사입니다.
PSA는 전립선에서 만들어지는 정액에 포함되어 있는 효소입니다. 정액이 배출될 때 그 일부가 혈액 내로 유입이 되기 때문에 혈액에서 측정되는 것인데요. 전립선과 피 사이에 기저막이 있는데, 전립선에 암이 발생하면 그 기저막이 무너지면서 혈액 내로 PSA가 많이 측정되는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이 PSA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셨는데요. PSA는 1.0~3 ng/mL가 정상 수치이고 10 ng/mL 이상이면 암의 확률이 50% 이상입니다. 이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채혈 검사시 PSA 수치도 알고 싶다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이 수치는 전립선염, 전립선비대, 전립선 관련 검사에 의해서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의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요속검사
요속검사는 환자의 소변 배출 속도를 측정해 그래프로 표시해주는 검사법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이 검사를 수술 전에도 몇 차례나 받으셨는데요.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이 이 만큼이나 비슷한 검사들을 하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요속검사는 저희 아버지의 경우, 최소 100ml이상을 받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말 그대로 '소변의 속도'를 통한 지표 확인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최소 검사 2시간 전부터 소변을 참으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정상인 경우와 아닌 경우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네요.
그 밖의 검사들
- 전립선 초음파 검사: 전립선의 모양과 크기, 전립선암 소견을 확인. 주로 항문을 통해 초음파 시행
- 방광 겸 검사: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는 검사로서, 요도협착이나 방광종양 등이 의심이 있는 경우 시행
- 요류역학검사: 요속측정 / 방광내압 측정 / 근전도 측정 / 요도내압 측정
다양한 검사를 통한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어떤 평가를 통해 치료로 이어질까요? 본 포스팅에서는 약물치료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고, 그 이외의 대기관찰요법, 수술에 대해서는 간단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치료요법을 알아보기 전에 진단을 통한 평가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 전 평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위의 이미지와 같이 치료 방법이 결정됩니다. 크게 대기관찰요법과 치료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 IPSS)'라는 점수표의 결과 점수에 따라 판단합니다. 합계 점수가 1~7점인 경우는 경미한 증상, 8~19점은 중간정도 증상, 20~35점인 경우는 심한 증상을 의미하는데요. 주로 1~7인 경우는 대기관찰요법, 8점 이상인 경우는 약물치료를 고려합니다.
본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 '약물치료'는 어떤 약물들이 이용되는 걸까요?
전립선비대증의 약물치료
알파차단제(나프토피딜, 독사조신, 실로 도신, 알푸조신, 탐스로신, 테라조신, 프라조신)
알파차단제는 주료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물의 일종인데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방광 출구의 역독정인 긴장과 폐색을 완화시켜 소변 배출을 용이하게 해주는 작용을 돕습니다. 알파차단제는 IPSS와 소변속도를 즉각 개선하고, 배뇨 후 잔뇨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전립선 크기를 줄이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남성호르몬억제제(=5 알파 환원 효소억제제)와 병행하여 사용합니다.
기립성 저혈압, 사정장애, 코막힘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져 어지러운 상태
남성호르몬 억제제(=5알파 환원 효소억제제: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이 약들은 어쩌면 탈모약으로 더 유명할 수도 있겠네요. (탈모치료제로 복용시 남성에게만, 여성과 소아에게는 절대 복용금기) 남성호르몬 억제제는 전립성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남성호르몬의 생산을 차단하는 약물인데요. 전립선비대증의 발생 원인인 남성호르몬 자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성호르몬 억제제는 전립선이 비대되어 있으나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보통 알파차단제와 병용 투여하합니다. 이 약을 먹을 때는 PSA가 낮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암 선별검사 시에는 의료 전문가에게 복용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성욕감퇴, 발기부전, 발기력 저하 등의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PDE 5 억제제(타다라필)
이 약제는 주로 발기부전치료제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저용량으로 매일 복용 시, 경도의 전립선비대 증상 호전이 확인되고 전립선비대증 약물 치료제로도 사용됩니다. 알파차단제와 병용 투여하는 경우 소변 속도가 더욱 개선되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을 동시에 겪는 환자에게 안성맞춤인 약물입니다.
혈관 확장 작용이 있는 약물 복용 환자에게는 금기약물입니다. 또한 심혈관계 위험이 있는 환자는 복용 전 의료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쏘팔메토
저의 경우에는 예전 '마녀사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듣고 알게 된 약인데요. 이번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니 전문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합니다. 쏘팔메토 추출물은 톱야자나무의 열매 추출물로 전립선 세포의 증식속도를 둔화시켜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식약처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를 했습니다.
쏘팔메토 추출물은 매일 320mg씩 1회 또는 2회 복용합니다. 성기능 관련 부작용, 두통, 어지럼증, 설사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있으나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은 없다고 보도되었답니다.
절대로 자가 진단을 통한 복용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먼저 의료 전문가의 진료 및 상담이 필요합니다.
전립선비대증의 비약물적 치료
대기관찰요법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환자가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 경우에 선택합니다. 별도의 치료 없이 1년에 한두 번 정기적으로 방문해 증상의 진행을 확인하고 PSA 등의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며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IPSS 점수가 1~7점일 때 시행합니다.
주로 관찰하는 동안 생활습관 개선을 요구합니다.
- 수분섭취 조절: 야간뇨 방지를 위해 저녁 수분 섭취는 줄이고, 아침과 점심 수분 섭취를 늘리는 방식
- 취침 전 소변 보기 의무화
-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줄이거나 금기
- 시간을 정한 배뇨(하루 7회)
- 요폐를 유발할 수 있는 감기약 복용 등 배뇨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에 대한 교육
수술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약물 부작용이 있는 경우, 다른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수술 치료를 해야 합니다. 수술 치료에는 내시경 전립선절제술, 레이저수술, 전립선적출술, 전립선결찰술 등이 있습니다.
- 내시경 전립선절제술: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술 치료법. 척추나 전신 마취 하에 시행되며 전기칼 내시경을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을 절제하여 전립선요도를 넓혀주는 방법입니다.
- 레이저 전립선기화술: 내시경을 통해 광섬유를 삽입한 후 특수한 레이저를 쏘아,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순간적으로 증발시키는 수술법입니다. 사용하는 레이저의 종류는 KTP, 홀뮴 등이 있습니다.
- 전립선적출술: 전립선이 매우 큰 경우에 고려하는 수술 치료법입니다. 최근에는 홀뮴 레이저나 로봇을 이용한 적출술로 수술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 전립선결찰술: 최근 개발된 수술법인데요. 전립선 안쪽 요도 점막을 전립선 바깥쪽 피막으로 당겨주는 임플란트를 삽입해 전립선요도를 넓혀주는 방법의 수술입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소한의 마취로 진행 가능하다는 점, 수술 후 일상 복귀가 빠르고, 사정장애가 없다는 장점들이 있습니다.
끝맺음: Q & A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그래도 또 궁금한 점들이 많으실 것 같아 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보다는 전립선비대증과 관련된 Q & A를 통해 끝맺음을 하려고 합니다. 부디 본 포스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요?
정확한 전립선비대증의 예방법은 없습니다. 고환이 없거나, 남성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없을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예방이 아니죠. 과일이나 일부 야채류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효과가 확실하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합니다.
비만이나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식사가 전립선비대증의 위험요인이라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하기 어려운 식단 관리와 적당한 운동이 역시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평소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뭐가 있을까요?
소변을 절대 오래 참으면 안됩니다. 방광이 늘어나면서 힘이 없어져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요폐가 생기거나 장기적인 방광의 기능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변을 유발하는 지나친 음주나 야간의 수분 섭취, 자극성이 강한 차, 카페인 섭취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약의 일부 성분인 '항히스타민제'가 배뇨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기약 처방 시 반드시 의료 전문가에게 전립선비대증 사실 여부를 알려야 합니다.
자료출처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털, 전립선비대증
서울아산병원 건강강좌, 전립선비대증
<https://www.youtube.com/watch?v=zaTwTY8LVHM&t=968s>